[컨센서스 2019] 아마존 등장, 기업형 블록체인 어디로 가나

누구나 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퍼블릭 원장과 승인된 주체만 볼 수 있는 허가형 프라이빗 원장을 혼합해 쓰는 문제는 기업형 블록체인에 관해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다.

지난주 컨센서스 행사에서도 영향력 있는 기업과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이 문제에 관해 많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블록체인에 갓 입문한 기업도 있었고, 꽤 오랜 시간 블록체인에 몸담은 기업도 있었다. 관련 논의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뉘었다.

아마존의 등장

소위 말하는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Blockchain-as-a-Service)’은 단연 올해의 핵심 주제였다. 이달 초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블록체인 관리 서비스인 매니지드 블록체인(Managed Blockchain)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매니지드 블록체인은 일단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하이퍼레저 패브릭에서 구동되며, 올해 안에 퍼블릭 블록체인인 이더리움 네트워크도 지원할 예정이다.

아마존 웹서비스는 중앙에서 관리하는 퀀텀 원장 데이터베이스(Quantum Ledger Database, QLDB)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가트너(Gartner)는 기업형 블록체인에서 QLDB가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트너는 기업들이 분산 합의나 토큰화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고, 위조·변조가 불가능한 기록 시스템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QLDB를 채택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가형 블록체인에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의 최소 20%는 중앙화 원장에서 운영된다.)

매니지드 블록체인의 총책임자 라훌 파탁은 가트너의 예측에 대해 직접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QLDB가 허가형 블록체인의 대안이 아니라 아마존의 소매 사업을 위한 내부 개발 도구라는 소문은 사실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아마존에는 내부적으로 개발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전통이 있다.”

컨센시스와 경쟁자

컨센시스(ConsenSys)가 지원하는 칼레이도(Kaleido)는 자사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클라우드의 일부인 B2B 테크 스택을 탑재한 새로운 기업형 블록체인을 선보였다. 칼레이도를 이용하면 자산 토큰화와 토큰 자산 거래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통합해 진행할 수 있다.

칼레이도는 기업형 블록체인 분야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고객으로는 티모바일(T-Mobile), 크루거(Kroger), 하이네켄(Heineken), 소니(Sony), 폭스(Fox), 시티(Citi), 쉘(Shell), ING, MUFG, 유니온뱅크(UnionBank) 등이 있다.

칼레이도의 창립자이자 CEO인 스티브 서베니는 성명에서 “칼레이도는 단일 통합 B2B 스택으로 모든 필요한 도구와 기술을 한데 모아 제공한다”고 밝혔다.

컨센시스의 존 월퍼트는 이더리움 메인넷을 탈중앙화 플랫폼 혹은 메신저로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이더리움에서 직접 일대일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동시에 공통의 게시판처럼 쓸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월퍼트는 “사이드 체인이 핵심인데, 사이드 체인의 이름은 새로 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글로벌 증명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티에리온(Tierion)의 CEO 웨인 보간은 티에리온이 하이퍼레저를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묶어두기 위해 체인포인트(Chainpoint)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M에서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창안한 엔지니어인 월퍼트는 “이제는 기업형 블록체인이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라고 말했다.

고양이 떼

기업형 블록체인에서 흔히 블록체인은 협동이 필요한 기술이라고들 한다. 기업들을 모으고 컨소시엄을 이뤄 기술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컨센서스의 토론 세션에도 “몰려드는 고양이 떼(herding cats)”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하이퍼레저의 브라이언 벨렌도프 전무는 패널을 이끌며 기업형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가 좀 더 쉽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레저 같은 순수 기술 컨소시엄이 있다. 이더리움 기업연합(EEA)은 표준 컨소시엄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산업 분야에 집중하는 컨소시엄도 있다. 위트레이드(we.trade)가 대표적이다.”

알리안츠(Allianz), 스위스리 취리히(Swiss Re and Zurich) 등이 속한 재보험 컨소시엄인 B3i의 수잔 조지프도 컨소시엄 거버넌스를 유형별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중앙 예탁결제 기관과 기업형 블록체인

중앙 예탁결제 기관(Central Securities Depositories, CSD)은 금융의 탈중앙화 바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증권거래소를 비롯한 중앙의 예탁결제 기관이 다루는 자산을 쉽게 토큰화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 LSEG)과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oration, DTCC)은 이러한 거래 인프라 시장의 불확실한 미래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은 재빨리 블록체인을 도입해 결제와 청산 등 거래 후 환경에 필요한 각종 조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분산원장 기술에서 거래 정보 창고(Trade Information Warehouse)를 운영하기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약 10조 달러에 이르는 양자 간 신용파생상품의 청산 기록과 거래의 시작부터 청산 완료까지의 모든 과정, 결제 관리 등을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다.

DTCC의 총 책임자이자 최고 기술 설계자인 로버트 팔라트닉은 현재 몇몇 은행이 모여 이 프로젝트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되고 있는 일이 많아 복잡하긴 하지만, 차근차근 잘 진행되고 있다. 아마 올해 안에 결과를 내기로 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형 토큰이냐 토큰화된 증권이냐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의 블록체인 설계자 마이클 콜레타는 규제에 관한 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 토큰이냐 토큰화된 증권이냐의 문제는 그저 의미론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법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를 구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증권은 법적인 문제이고 토큰은 기술적인 문제다. 규제가 기술적으로 중립을 유지한다면 토큰은 법적인 문제와는 별 관련이 없다.”

컨센시스의 아지트 트리파티는 규제 관점에서 봤을 때 증권형 토큰 발행(STO) 플랫폼이 기존 거래 시스템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는 DTCC의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프라 혁명이 일어나고 나면 DTCC 등의 기관이 존재할 필요가 있을지에 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증권은 블록체인에 등록될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는 나라도 있다. 중앙은행 자금은 토큰 형태로 발행될 것이고 증권 인도 즉시 대금을 지급(delivery versus payment)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직 먼일 같아 보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도 중개인 없는 금융 인프라는 구축하는 일에 수많은 사람이 힘쓰고 있다.”

로펌 번앤스톰의 변호사 프레스턴 번은 좀 더 냉철하게 접근했다. 탈중앙화 금융과 관련한 논의에서 초유동 담보(superfluid collateral,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레버리지 하는 암호화폐 담보)라는 개념을 문제 삼았다.

“나는 유동성이 극단적으로 높은 초유동 담보보다 초저당 담보(super encumbered)를 원한다.”

Ian Allison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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