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블록체인 의약품 관리 컨소시엄 메디레저 참여

월마트가 메디레저(MediLedger)에 합류했다. 메디레저는 의약품 이력을 관리하는 블록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컨소시엄으로 화이자(Pfizer), 맥케손(McKesson), 아메리소스버겐(AmerisourceBergen), 카디널헬스(Cardinal Health) 등 대형 제약회사와 의약품 관련 업체들이 가입해 있다.

월마트는 IBM이 만든 식품 이력 관리 블록체인 푸드트러스트(Food Trust)에 참여해 왔다. 월마트에 푸른잎 줄기채소를 납품하는 공급자들은 오는 9월까지 푸드트러스트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메디레저는 의약품 분야에서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조제약(처방전 필요)과 일반의약품(처방전 불필요)을 합친 미국 월마트 헬스케어 부문의 매출 규모는 350억 달러(약 41조원)로, 월마트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플랫폼에 구축된 푸드 트러스트와 달리, 메디레저는 이더리움 클라이언트인 패리티(Parity) 수정 버전을 이용했다. 패리티 수정 버전은 권한증명(proof of authority) 방식의 합의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기업용 이더리움 블록체인이다. 메디레저의 기술 부문은 올해 초 1600만 달러(약 189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블록체인 기업 크로니클드(Chronicled)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메디레저는 이달 초부터 미국 식품의약처(FDA)와 함께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FDA는 미 의회의 지시에 따라 처방 의약품을 추적∙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2023년까지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메디레저의 공동 책임자인 에릭 가빈은 파일럿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여러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레저는 특히 반품돼 다시 판매되는 의약품의 상태와 진품 여부를 검증하는 기능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이는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여전히 60억 달러(약 7조 원)에 이르는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이다.

올해 11월부터는 문제 있는 의약품의 재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발효된다. 메디레저 회원사를 비롯한 의약품 업계는 필요한 제품 이력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의약품 포장지의 일련번호 양식을 통일하는 등 모든 의약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구축할 예정이다.

왜 블록체인인가?

정부 기관이 중앙에서 최종 권한을 가지고 의료∙보건 체계를 총괄하는 나라에서는 의약품의 이력 추적 및 관리를 중앙집권적인 방식으로 훨씬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의료∙보건 체계가 사실상 전면 민영화된 나라다. 의료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지역별, 업체별로 분산돼 있다. 자연히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형 솔루션을 택할 수밖에 없다.

FDA는 궁극적으로 모든 의약품의 일련번호를 통합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대형 제약회사들은 일정 규모 이상(예를 들어 A약품 100상자)의 의약품은 출하 단계부터 전자 추적을 시작했다. 기술이 발전하면 낱개 상자나 약병에 하나하나 일련번호를 매기고 관리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올해 11월 발효되는 법안은 축적된 데이터의 기술적 상호운용성을 강조한다. IEEE 표준협회의 신기술 커뮤니티 및 법안 개발 책임자인 마리아 팔롬비니는 블록체인이 뭐든지 다 해결해주는 만능 솔루션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팔롬비니는 FDA가 특정 기술을 옹호하지 않으며, 각각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표준화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데이터와 메타데이터를 원활하게 호환하며 상호운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도망가거나 저항하려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투명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메디레저의 가빈은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방식을 통해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지식증명은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여 데이터 자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데이터의 진위를 증명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투명성 확보는 기업정보 공개에 익숙하지 않은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특히 민감한 문제다.

“기업들이 매출 데이터는 물론 재고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는 공개하지 않아도 되던 정보까지 공개해야 한다. 이를 설득하는 일이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걸림돌이다.” – 마리아 팔롬비니, IEEE

Ian Allison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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