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한다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헬륨(Helium)이 사업 모델에 암호화폐 토큰을 추가한다.

2013년에 설립된  헬륨은 유니온스퀘어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와 멀티코인캐피털(Multicoin Capital)을 비롯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1500만 달러의 시리즈C 투자를 완료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헬륨의 지분과 토큰을 받게 된다.

앞서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와 GV(전 구글벤처스), 퍼스트마크캐피털(FirstMark Capital), 독일 재보험사 뮌헨리(Munich Re)도 헬륨에 투자했다. 이번 시리즈C 투자로 헬륨이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5400만 달러로 기록됐다.

헬륨은 사물인터넷 기기가 소비자용 와이파이로 접속할 수 있는 저비용 데이터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기기의 수집 자료를 필요로 하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데이터 전송 비용이 너무 비싸다. 헬륨은 이 가격을 낮춰서 전통 통신 인프라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헬륨은 서비스 채택률을 높이려면 토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3년에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목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구현하는 데 암호화폐가 꼭 맞는 사업 모델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 아미르 할림, 헬륨 창업자 CEO

헬륨은 지난해 백서를 출간했다. 사물인터넷 기기를 공공 인터넷에 연결하는 단계에 공개된 무선 주파수를 이용하는 탈중앙화 무선 네트워크에 관한 내용이었다.

할림은 P2P의 선구자 숀 패닝(Shawn Fanning), 크리스 브루스(Chris Bruce)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패닝은 인터넷에서 주로 음악을 공유했던 P2P사이트 냅스터(Napster)를 창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우버와 스퀘어에 투자한 인물이다. 브루스는 스프러틀링(Sproutling)이라는 사물인터넷 회사를 장난감과 게임 분야의 대기업 마텔(Mattel)에 판매한 이력이 있다.

헬륨은 ‘핫스팟’이라는 기기를 495달러에 판매한다. 핫스팟은 사용자들의 기존 가정용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허브 역할을 하면서 특정 영역 내에서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수집한 자료를 헬륨 데이터베이스에 전송한다. 저출력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량의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베이스로 보내는데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

일부 초기 파트너들은 이미 핫스팟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전기자전거 및 스쿠터 회사인 라임(Lime)은 헬륨을 통해 사용해 자전거와 스쿠터의 위치를 추적한다. 아굴루스(Agulus)는 경작지에 설치한 농작물 센서로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헬륨을 쓸 계획이다. 네슬레(Nestlé)는 헬륨으로 자판기의 재고를 추적한다.

통신사 에릭손(Ericsson) 자료를 보면, 2018년 전 세계에서 10억 대가 넘는 사물인터넷 기기가 이용됐다. 이 숫자는 앞으로 10년 안에 40억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대부분 기기는 최저 수준의 무선 통신망인 2G를 사용한다. 할림은 “사실상 24시간 켜놓고 사용하는 사물인터넷 기기에 데이터 요금 약정을 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헬륨은 멀티코인캐피털이 진행한 사상 최대 규모 투자를 유치한 주인공이 됐다.

“헬륨은 이더리움 이후 블록체인 산업에서 생겨난 가장 야심차고 흥미로운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 투샤르 자인, 멀티코인캐피털 공동창업자

토큰 모델

헬륨 블록체인에는 2가지 토큰이 있다. 하나는 헬륨이고 다른 하나는 (쿠폰처럼 쓸 수 있는) 데이터 이용권이다.

데이터 이용권 토큰을 얻으려면, 헬륨을 태워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 한번 생성된 데이터 이용권은 헬륨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쓰이지 않는 한 생성된 지갑을 절대 떠날 수 없다. 즉, 데이터 패킷을 전송하는 데 드는 비용을 치르는 용도로만 쓰인다는 뜻이다.

헬륨 핫스팟은 네트워크 안전성을 보여주거나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헬륨 토큰을 채굴한다. 모든 노드(사물인터넷 기기)가 네트워크상에 나타난 위치에 실제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데이터 전송 순서를 증명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기의 위치를 증명하는 등의 방식으로 토큰을 얻는다.

헬륨은 ‘커버리지 증명(Proof-of-Coverage)’이라는 위임지분증명(DPos)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 위임지분증명 프로토콜은 가장 안정적이라고 증명된 노드들이 블록을 검증하고 이 작업에 대한 대가로 채굴한 블록의 일부를 보상으로 얻는다. 커버리지 증명 프로토콜은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제대로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검증·확인하는 대가로 채굴한 토큰의 일부를 받는다. 단, 헬륨은 핫스팟 소유주가 기기 비용을 회수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헬륨에는 사전 채굴이나 공급 제한이 없다. 처음 몇 년은 매달 ‘창립자 보상’ 명목으로 헬륨 네트워크에 토큰이 공급된다. 이 토큰의 일부가 초기 고객들에게 지급되는데, 처음에는 비율이 전체 토큰의 10%로 시작하고, 매년 조금씩 줄어든다.

매달 5만 개가량의 토큰이 새로 생성되지만, 네트워크를 사용하려면 헬륨을 태워야 하므로 전체 토큰의 숫자는 계속 줄어든다. 할림은 네트워크가 성숙하면 생성되는 양과 소모되는 양이 같아지는 균형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륨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운영되면 경제 구조도 그에 맞춰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라임은 초기 파트너이다. 헬륨은 자전거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추적해준다. (사진: 헬륨)

어떻게 작동하나

네트워크에 합류하려면 헬륨 핫스팟을 구매해야 한다. 핫스팟은 현재 판매 중이다. 할림은 “수량이 제한되어 있다”며 “네트워크 초기 참여자는 보상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핫스팟은 개별 사용자의 와이파이 공유기에 접속한다. 그리고 공유기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기기들과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각각의 핫스팟은 와이파이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네트워크를 형성하지만, 대신 데이터를 많이 전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기기들은 높지 않은 빈도로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므로 데이터 전송량 제한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헬륨은 50~100개의 핫스팟이 생성되면 하나의 도시권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베타테스트에서 약 10개의 핫스팟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꽤 많이 포괄하고 있다고 헬륨 측은 전했다.

헬륨 네트워크는 허가 없이 쓸 수 있는 저기가헤르츠(sub-gigahertz) 대역에서 운영된다. 신호를 주고받는 기본적인 기술은 현존 수준으로도 충분히 성숙된 것으로 평가된다. 호환되는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도 많다.

모든 통신은 암호화된 퍼블릭 키를 사용한다. 헬륨의 프로토콜은 정확히 해당 대역의 데이터 전송을 위해 맞춤형 개발된 기술이다. 커버리지 증명 방식 덕분에 모든 거래가 온체인에서 발생하고 정산은 빠르게 이뤄진다. 스마트계약 언어가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별도의 혼란이 일어날 일도 없다.

네슬레의 레디리프레시는 헬륨을 사용해서 음료 자판기를 모니터링한다. (사진: 헬륨)

당면 과제

멀티코인캐피털이 직접 핫스팟을 구매할 예정이냐고 묻자, 자인은 “이렇게만 말하겠다. (멀티코인이 위치한 텍사스의) 오스틴은 이미 핫스팟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내가 정말로 주목하는 부분은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데 누구의 허가도 필요 없다는 점이다. 어디에도 계정을 만들 필요가 없다.” – 투샤르 자인, 멀티코인

사물인터넷 기기가 헬륨 지갑과 연결되면 세계 어디에서나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 자인은 사물인터넷 기기가 통신사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설계돼야 하는 현재 상황보다 하드웨어 생산이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할림은 헬륨이 바라봐야 할 목표가 거대 통신사라고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에의 용도를 입증한 뒤, 다른 분야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LTE 네트워크나 5G를 어떻게 설치할지에 대한 청사진 같은 작업이다. 5G 네트워크를 이웃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이 통신사가 제공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이 시장에는 헬륨 말고도 수많은 기업이 뛰어든 상태다.

이를테면, 거대 통신사들은 자체 협대역 사물인터넷 상품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의 시그폭스(SigFox)는 데이터 수요가 낮은 사물인터넷 기기로 가장 잘 알려진 스타트업으로 일컬어진다.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시그폭스는 2억 7700만 유로(37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헬륨과 마찬가지로 공개 주파수를 사용한다. 오픈 가든(Open Garden)도 사용자가 이웃과 인터넷을 공유하면 자동으로 소액 자동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헬륨은 네트워크 기본 구조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이 직접 어디에 배포할지 결정하도록 하고, 사용자들로 하여금 데이터 전송에 패킷당 가격을 매길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헬륨의 가격 모델이 기존의 통신사들보다 1천배는 더 뛰어나다고 본다.” – 아미르 할림, 헬륨

Brady Dale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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