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먹튀 막으려면 암호화폐 규제 도입해야”

“투자자들은 한국 암호화폐 시장을 ‘아사리판’이라고 한다. 단순하다. 규제가 없으니 ‘먹튀’하는 기업이 굉장히 많고, 피해자가 너무 많다.” – 김경환 민후 변호사

“규제가 불명확하니 제대로 사업하려는 사람은 저촉되는 법령이 너무 많고, 사기치려는 사람에겐 규제가 없다.” –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대한전자공학회 주최 ‘블록체인으로 여는 미래사회 워크샵’에 참석한 블록체인 전문 변호사들은 암호화폐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전자공학회는 2019년 6월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블록체인으로 여는 미래사회 워크샵’을 열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이날 워크샵에서는 한국과 달리 점점 명확한 규제를 갖춰가는 다른 나라의 사례들이 잇따라 거론됐다.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대부분의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발행되는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엔 암호화폐의 증권성을 구별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14년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의 해킹 및 파산 사건을 겪었던 일본도 일찌감치 암호화폐를 제도권에 넣었다. ICO는 물론 거래소를 운영하려면 금융청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암호화폐 산업에서 기회를 엿보는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의 금융당국도 ICO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같은 나라에서도 규제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상 ‘국내 ICO 금지’ 외에는 아무런 규제가 없는 한국보다는 낫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규제 공백이 불확실성을 키워 산업 육성을 막을뿐 아니라 각종 사기 사건으로 피해자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대한전자공학회는 2019년 6월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블록체인으로 여는 미래사회 워크샵’을 열었다. 출처=김병철/코인데스크코리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수사가 의뢰된 유사수신 사건 139건 중 44건(31.7%)이 암호화폐 관련 사건이다. 정재욱 변호사는 “한국에 거래소가 200개가 넘는다. 거래소가 자체 토큰을 만들고 각종 이벤트를 하면서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규제가 없어 기업이 ‘먹튀’해도 피해자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의 돈과 암호화폐를 보관하던 거래소가 어느날 갑자기 문을 닫거나, 해킹당했다며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김 변호사는 “거래소 등이 어떻게 암호화폐를 보관해야 하는지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으니 ‘먹튀’해도 대응하거나 받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금융당국처럼 블록체인 업계와 논의를 하면서 적절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해붕 금융감독원 부국장은 금융당국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후, “미국 SEC는 공개적으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일본 금융청은 ‘가상통화교환업 등에 관한 연구회’를 운영하며 회의록까지 모두 공개했다”며 공개 논의를 촉구했다.

김병철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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