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금융범죄단속국 간부 영입…FATF 대응 총력

블록체인 관련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발표한 새로운 규제 표준에 맞춰 전문가를 영입했다.

체이널리시스는 26일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 핀센(FinCEN)에서 전략 개발을 총괄했던 마이크 모지어(Mike Mosier)를 채용해 기술위원장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모지어는 10년간 여러 금융감독 기관을 두루 거쳤다. 핀센 이전에는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법무부 산하 자금세탁방지 및 자산회수 부서 등에서 일했다.

FATF가 지난주 발표한 새로운 규제 표준 최종안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와 지갑서비스 제공자(FATF는 ‘가상자산 서비스제공자(VASPs)’라는 표현 사용)는 모든 거래와 관련해 자산을 주고받는 이들의 신원과 거래 목적 등을 파악하고 규제 기관이 요청하면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여행 규칙(travel rule)’의 적용을 받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갑의 주소가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암호화돼 있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거래소나 지갑서비스 제공자가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행 규칙을 지키기 어렵다.

체이널리시스는 FATF의 규제 표준이 현실성이 없다고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여행 규칙을 무리하게 적용하면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대로 영업을 못 하고 폐쇄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암호화폐 업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법 행위를 감시하고 예방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신임 기술위원장 모지어는 암호화폐의 득과 실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측면에서도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순간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암호화폐가 검열이 어렵고 금융권의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은 분명 훌륭하지만, 바로 그 암호화폐가 다크웹이나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데 악용되기도 했다.” – 마이크 모지어, 체이널리시스 신임 기술위원장

산 넘어 산

모지어는 체이널리시스가 지금껏 해온 것처럼 블록체인 커뮤니티와 협력하며, 새로운 여행 규칙을 시행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건 정해지지 않았다.

“몇몇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단계다. 아직 어떻게 하면 여행 규칙을 지키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엔 이르다.”

모지어는 이어 과거 여행 규칙이 금융권에 처음 도입됐을 때 은행들이 새로운 규정을 수용하고 준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확인해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FATF는 특정 기술을 지원하거나 선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면서도 규제 표준 최종안에 암호화폐 업계가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이용할 만한 몇 가지 기술 사례를 언급했다. 여기에는 퍼블릭, 프라이빗 키를 활용하는 방법, TLS/SSL(전송계층보안/안전거래프로토콜), X.509 인증서와 API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모이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제품 개발 문제도 체이널리시스 기술위원회가 중점적으로 다룰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체이널리시스가 개발해 제공하는 블록체인 거래 모니터 기술이 미국뿐 아니라 고객사가 있는 다른 나라의 관련 규정을 어기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정부기관 출신 경력 우대

모지어는 금융 범죄를 예방하고 단속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금융 거래를 감독하고 감시하는 일을 같이하게 됐으며, 그러다 블록체인 업계에 직접 발을 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핀센에서도 혁신 기술과 기술의 활용법 등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체이널리시스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 내가 꿈꾸던 일과 정확히 일치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핀테크 업계가 금융 범죄에 연루되지 않고 정직하게 사업할 수 있는 길을 내고자 주력한다. 새로운 기술에 따르는 위험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만,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기 위해 고객 정보를 직접 모으거나 지나치게 개입하는 일은 삼간다.”

모지어에 앞서 제시 스피로(Jesse Spiro)와 크리스토퍼 두세트(Kristofer Doucette)도 체이널리시스의 워싱턴 본사에 합류했다. 스피로는 블록스톤 그룹, 톰슨 로이터가 소유한 금융위기관리 회사 리피니티브(Refinitiv)에서 체이널리시스로 이직했고, 두세트는 미국 재무부에서 14년간 일하다 체이널리시스 부사장으로 뽑혀 대관 업무를 총괄한다.

또한, 체이널리시스의 채용 공고를 보면 연방수사협력팀을 이끌 임원을 뽑고 있다. 연방수사협력팀은 말 그대로 국방부, 정보기관, 수사기관 등 사법 당국이 암호화폐와 관련한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수사하는 데 협력하는 일을 맡게 된다.

지난 2월 시리즈B 투자로 3천만 달러를 모은 체이널리시스의 창업자 CEO 마이클 그로네이저는 규제 당국이 그 어느 때보다 암호화폐 업계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정부 기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몇 달간 전 세계 규제 당국은 전 세계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규제 표준을 확립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우리 고객사들이 새로운 규제를 준수하고 암호화폐 업계의 자금세탁을 철저히 예방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기술적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모지어는 FATF의 규제 표준이 확정된 지금 암호화폐 업계도 좀 더 균형 잡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 빠르고 편리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계속해서 힘을 쏟되, 동시에 강화된 규제를 지키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프트(SWIFT) 코드를 쓰느냐 전통적인 방식의 은행 업무를 하느냐처럼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속성과 규제 당국의 요구를 조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Anna Baydakova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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