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관리 “아동 범죄 단속 어려워져…암호화폐 추적 강화해야”

암호화폐가 테러자금지원과 자금세탁, 사이버 범죄 등을 예방하고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상당히 어렵게 한다”고 유엔(UN)의 고위 관리가 말했다.

유엔 마약범죄국에서 사이버 범죄와 자금세탁 방지 부문 책임자로 일하는 닐 워시는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 신분을 숨기거나 위조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동 관련 범죄에서 암호화폐가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워시는 오늘날의 아동 범죄에 연루된 자금이 암호화폐로 교환되고 있다면서 범죄자들이 숨을 곳이 많아질수록 아동 범죄도 더 퍼진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을 이용해 아동을 착취하는 행위는 상당히 심각한 범죄 행위이자 큰 위협 요인이다. 과거에는 이런 활동을 추적할 수 있었지만,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아동 범죄를 단속하고 통제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워졌다. …암호화를 통해 자신의 신분을 숨기거나 위조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당국의 수사망을 피하기가 쉬워진다는 뜻이다. 결국, 범죄가 발생할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지며, 아이들은 더욱 위험해진다.”

워시는 그러면서 불법 자금 세탁의 현장이 되기 쉬운 암호화폐 거래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추가 보안 조치를 도입하더라도 일반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전히 금전적인 가치를 옮기려고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거래소의 신원 확인 절차가 강화되더라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금전적 가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최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제시한 방안을 강조했다.

전 세계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지원 방지 활동을 이끄는 FATF는 지난 6월 3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해당 권고안에는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VASP, 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s), 즉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른바 ‘여행 규칙(travel rule)’을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행 규칙을 도입하면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암호화폐 거래소는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이들에게서 자금을 받는 외부 지갑과 거래소 계정의 주인이 누군지도 확인해 알고 있어야 한다.

워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유엔이 현재 암호화폐 분야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정책결정자와 전문가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정책결정자와 법률전문가, 암호화폐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암호화폐를 어떻게 규제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인터넷에는 돈만 지불하면 시청할 수 있는 아동 음란물 스트리밍 서비스가 존재하고, 피해자 중에는 생후 6개월도 안 된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있다며 아동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비용을 치르는 데 암호화폐가 쓰이고 있다. 이 문제에 대처하려면 여러 가지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겨냥하는 위협과 위험에 맞서고 이를 줄이기 위해, 그리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 정책,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Daniel Kuhn <저작권자(C) 코인데스크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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