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1년째 ‘묵묵부답’…피해자 늘어날 판

지난해 1월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이후 중단된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거래소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1년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 결국 새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실명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편법 계좌로 투자에 나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 수십여개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은행을 통한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력 거래소인 업비트조차 신규 가입자에게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시중은행들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명확인계좌 열겠다던 후오비코리아, 결국 벌집계좌로 선회

지난 4일부터 이용자들의 원화입금을 받아 원화를 활용한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후오비코리아는 당초 지난해까지 시중은행과의 협의를 마무리하고 이용자들에게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작 지난 4일 시작된 원화마켓 거래는 벌집계좌 형태로 시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코리아가 지난 4일부터 벌집계좌 형태의 원화마켓을 열고 비트코인 등 5종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한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여전히 시중은행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부터 원화마켓 오픈을 예고하고 이용자 이벤트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용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벌집계좌 형태라도 우선 원화마켓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자신했던 후오비코리아가 결국 벌집계좌로 원화마켓 거래를 지원함에 따라, 다른 거래소들도 시중은행을 통한 실며확인 가상계좌 발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로 예상된다.

후오비코리아 외에도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시중은행과 협의중이라고 발표한 곳은 또 있다. 게임업체 와이디온라인의 자회사인 와이디미디어가 설립한 ‘코비’도 은행과 협력해서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거래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실로 이뤄지지 못했다.

■케이뱅크-저축은행 소문도 들리지만 결과물은 없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정보기술(IT) 분야에 더 밝은 케이뱅크 등이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지만, 논의가 진전됐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은행이나 1금융권이 아닌 저축은행 등과 논의를 이어간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결과물을 가져온 암호화폐 거래소는 전무하다.

업계에서는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금처럼 법인계좌로 돈을 입급받아 이용자들의 지갑으로 전송해주는 방식인 벌집계좌 방식의 경우, 자금세탁이나 해킹 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벌집계좌를 활용한 거래소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정부 방침을 지키기 위해 벌집계좌 영업을 하지 않고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추진하고 있는 거래소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이 자금세탁 등을 우려해서 계좌 발급을 해주지 않는다면, 정부가 나서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계좌 발급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를 더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중은행과 연결된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이 필요한데, 정부가 이렇다할 방침을 내리지 않고 있어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갑론을박을 떠나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국민들이 많은 만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허준 기자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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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나 동영상, 웹툰 같은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과 콘텐츠 이용자를 모은 플랫폼 산업, 그리고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기반 기술인 통신산업을 취재했다. 제2의 인터넷이라고 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다양한 산업을 혁신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특히 콘텐츠와 플랫폼 분야가 가장 먼저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자는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여서 듣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