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암호화폐 거래소가 필요한 이유

“암호화폐 시장이 다 죽은 이런 마당에 새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하신다고요?”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인 퀀티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전문 기업 대표라고 소개하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검증되지 않는 거래소가 판을 치고, 임직원의 횡령이나 해킹, 그리고 증권가의 작전과 유사한 펌핑 혹은 덤핑 등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이제 막 시작한 신생 거래소에 대해 긍정적일 수 만은 없을 터다.

에이프릴컴스 김성현 대표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 둘을 바라보는 온도 차는 극명하다. 가까운 지인들조차 ‘블록체인은 좋은 기술이지만 암호화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암호화폐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흔히 전 세계에 휘몰아친 암호화폐 열풍을 세계최초 버블 현상이라 불리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파동에 비교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블록체인 생태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다. 한 학자가 암호화폐가 자동차라면 블록체인은 엔진이라 비유했다.

그렇다면 거래소는 윤활유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논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유통할 수 있는 거래소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다만,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블록체인이 중앙화된 형태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지금의 생태계를 이해해는 방식은 차차 풀어야 할 숙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대 금융 경제의 중심에 있는 증권거래소의 출발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업이 주주로서 발행한 주권이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이를 사고 파는 거래소가 필요했다.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는 17세기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립됐다. 네덜란드 황금기는 물론 당시 전 세계 경제를 이끈 동인도 회사의 주식 등을 거래하기 위해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 투기 혹은 세계최초 버블이라 불리는 튤립파동 역시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그 의미를 곱씹어 볼 만 하다.

주권을 사고 팔기 위해 생겨난 증권거래소처럼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 탄생했다. 증권거래소가 금융시장 발전과 궤를 함께 했듯,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에 부합하는 목적성과 사회에 보다 광범위한 가치를 가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머지 않은 시점에 암호화폐 거래소도 블록체인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생태계에 제대로 안착하면 온라인 또는 가상의공간에서 잠들어 있던 모든 자산들이 유통 가능한 거래 대상이 된다.
무궁무진한 꿈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의 아데나 프리드먼 CEO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며 “암호화폐가 선구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과대선전이 뒤따르며, 시장에 새로운 진입자들의 급증한 후, 현실 적용이 뒤따르는, 역사상 놀라운 발명이 겪는 전형적인 진화 과정가운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덧붙여, 암호화폐가 실용적인 효용성을 갖추고 꾸준한 상업적 진보와 경제 구조와의 통합을 이룬다면 암호화폐는 인터넷과 같은 혁신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동시에 상업적 활용에 실패하면 세그웨이와 같은 제한적인 사용에 그치게 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따라서 아데나 프리드먼 CEO 역시 암호화폐가 안정적인 가치와 실질적 유용성을 갖춘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와 규제의 명확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소가 필요하다 강조한다.

블록체인 패권 전쟁은 장기전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전세계 상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중국계와 미국계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 거래소는 20위 권 안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빠르게 발전해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게 된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암호화폐의 실질적인 유통 시장에서 밀린다면, 결국 블록체인 시장의 주도권을 해외에 내줄
수 밖에 없다. 미래에 엄청난 가능성을 가져다 줄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는 필수적이다.

정확히 말해 공정한 플랫폼 기능을 할 수 있는 투명하고 건강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우리에겐 여전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