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 In Life] QR코드를 찍었더니 내 수료증이 뜬다

위·변조 안되는 신원 및 자격 증명서를 언제 어디서나 발급·조회

안녕하세요,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 김미희 기자입니다.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취재 1년 여 만에 처음으로 저와 관련된 데이터 하나를 블록체인에 올려보았습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POSTECH)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실시한 블록체인 최고경영자 과정 1기 수료증입니다.

포스텍 수료증이 일반 증명서와 다른 점은 제 이름 바로 아래 QR코드가 있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촬영하는 동시에 아이콘루프가 운영하는 아이콘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저의 포스텍 수료증을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텍 수료증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곧바로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수료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 = 김미희 기자 (실명을 스티커로 가린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수료증을 둘러싼 위·변조 우려와 해킹 위협이 얼마나 크다고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분산원장에까지 올려야 하나란 생각도 문득 드실 겁니다. 또 언제 어디서나 블록체인 증명서를 PC와 모바일 기기로 인증 받을 만큼, 개인의 신원과 자격을 증명하는 일이 얼마나 자주 발생할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이 듭니다.

그럼에도 아이콘루프가 이번에 선보인 블록체인 증명서 발급 서비스 ‘브루프(broof)’를 비롯해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최대 화두인 ‘탈중앙화 신원 확인 시스템(DID)’은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 주권(Self-Sovereign)’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이콘의 브루프 서비스를 비롯해 SK텔레콤이 연내 선보일 예정인 ‘자기주권 신원지갑(가칭)’ 등에 담길 정보는 행정, 금융, 교육 등 여러분의 신원 및 자격증명이 필요한 모든 분야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모든 정보를 제3의 기관에게 맡기는 한편, 필요한 순간마다 복잡한 절차와 수수료 결제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 상황이 당연하다고 여겨지십니까. 특히 제3의 기관과 연계된 모든 서비스 업체들이 여러분의 디지털 정보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한편,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인공지능(AI)을 해당 빅데이터와 결합해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유도까지 할 수 있는 이 현실을 다음 세대에 그대로 물려주실 겁니까.

독자 여러분, 수료증 하나 블록체인에 올려놓고 너무 심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고 타박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료증 하나 블록체인에 올려놓은 것이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견해는 언제든지 제 e메일로 보내주세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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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에서 금융부와 정치부 등을 거친 뒤, 2015년 3월 부터 ICT 생태계를 취재했다. 이듬해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결 과정을 취재하면서 '휴먼테크'에 꽂혔다. 즉 휴머니즘을 갖춘 첨단 기술이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완성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휴먼테크의 중심축이라 여기는 저널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