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이스피싱 예방책에 암호화폐 거래소들 ‘울상’

은행들 일방적으로 거래소 원화입금 막있다 풀었다 반복
한달새 7번 중단되기도…뿔난 거래소 가처분 소송 제기하기도
“명확한 내용 설명도 없어…시스템적으로 풀어야”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상승세를 틈타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거래소를 보이스피싱 등 전자사기 범죄에 악용하려는 시도가 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또다른 고민거리를 떠안게 됐다. 시중은행들이 이용자 피해 방지를 명분으로 전자사기 의심사례가 발생하면 거래소의 원화 입금을 바로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거래소로 꼽히는 코빗과 고팍스, 후오비코리아, 씨피닥스 등의 거래소들이 최근 이용자들의 원화 입금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전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시중은행이 입금을 차단하는 것이다.

■원화입금 중단-재개 반복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신한은행과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운영하고 있는 코빗은 지난달말부터 원화입금 서비스가 수차례 중단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원화입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달에도 여러차례 입금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회사 측은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대출사기)로 인한 사기피해 예방 조치가 강화돼 이용자 보호조치가 완료될때까지 불가피하게 원화입금 서비스가 비정기적으로 중단되거나 재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팍스와 후오비코리아, 씨피닥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팍스는 이달에만 7차례에 걸쳐 원화 입출금을 중단했다가 정상화했다는 공지를 내보냈다. 후오비코리아도 이달에만 3번이나 원화입금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씨피닥스는 아예 지난달 23일부터 원화입금 서비스를 완전 중단한 상황이다.

■입금중단에 화난 거래소, 가처분 소송도 진행

이들 거래소들도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원화입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사기 등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자금세탁방지규정을 강화하기 위해 원화 입출금을 중단한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들은 시중은행과 협의를 진행하며 이용자 피해를 예방하면서도 고객들이 안정적으로 원화입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시중은행과 갈등도 감지된다. 은행에서 일방적으로 갑자기 입출금을 중단하는 것이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래소들은 원화입금 서비스가 거래소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정확히 어떤 계좌에 어떤 문제가 발생해서 원화입금을 중단한다는 설명도 없이 중단을 통보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함께 시스템을 구축해서 문제를 해소하면 되는데 무작정 입금중단만 앞세우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전한 거래 위해 정부-금융권-거래소 힘 모아야

또다른 거래소의 경우 시중은행을 상대로 계좌 동결 효력 금지 가처분 소송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거래소 관계자는 “가처분 소송을 진행중이지만 법원이 특별한 이유없이 판결을 2개월 이상 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중은행과 법원 등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거래소들은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원화입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이 필요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법인계좌로 고객의 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전자사기나 외부공격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부정거래 관리 시스템 등의 부가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금세탁과 관련한 회원인증, 정보 확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 거래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와 금융권, 금감원 등 정부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메일 보내기

많이 듣고 바르게 전달하겠습니다.
게임이나 동영상, 웹툰 같은 인터넷 기반 콘텐츠 산업과 콘텐츠 이용자를 모은 플랫폼 산업, 그리고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기반 기술인 통신산업을 취재했다. 제2의 인터넷이라고 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다양한 산업을 혁신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특히 콘텐츠와 플랫폼 분야가 가장 먼저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자는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여서 듣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