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신고제’ 등 암호화폐 법안, 국회 논의대상서 빠져

지난 3월 이후 약 5개월 만인 14일 재개한 정무위 법안 심사
거래소 신고제 관련 특금법 등 암호화폐 제도화 논의 법안 전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암호화폐 제도화 관련 논의가 멈췄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재개한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단 한 건도 올라가지 않은 것이다. 현재 정무위에는 여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관한 제정안을 비롯해 자금세탁방지(AML) 기준 등이 담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장기계류 중이다.

하지만 정무위 의제를 정하는 여야 간사 간 논의 과정에서 암호화폐 제도화 방식에 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편 다른 중점법안에 우선순위도 밀리고 있다. 또 내년 4월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암호화폐 제도화 관련 법안 역시 자동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 ‘특금법 개정’ vs. 야당 ‘제정안’으로 암호화폐 제도화해야

15일 국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정무위 법안심사1소위에 상정된 47개 법안 중 특금법 등 암호화폐 제도화 관련 법안은 없다. 정무위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이 상정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부‧여당에서 추진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제(인‧허가제)’ 도입 관련 특금법 개정안 대신 제정안 상정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무위에 상정된 암호화폐 관련 제정안은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과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가상화폐업에 관한 특별법’과 ‘암호통화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두 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인가제(등록제)를 도입해 금융당국이 직접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등은 제정안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을 제도화할 경우, 가상통화(암호화폐)가 안전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기과열이 조장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여야 의원, 암호화폐 제도화 관심 낮아…정책 추진 동력 상실한 상태

다만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 등 각 회원국에게 권고한 암호화폐(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방지책 등은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부‧여당은 암호화폐 익명성을 악용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를 전통 금융기관과 같은 자금세탁방지 의무부과 대상으로 분류해 규제하는 특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무위 안에서 암호화폐 관련 제정안 및 개정안 논의 가능성은 매우 낮게 관측됐다. 금융위가 그동안 시중은행을 통한 간접규제 형태로 운영해 온 ‘가상통화(암호화폐)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내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것도 이러한 국회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복수의 정무위 의원실 관계자는 “여야 간사가 개정안 대(對) 제정안으로 나눠 암호화폐 제도화 여부를 접근하고 있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의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나 인식이 굉장히 낮다”며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여야 모두 내년 4월 총선 대비 체제로 들어서면 암호화폐 제도화 논의는 더욱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희 기자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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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에서 금융부와 정치부 등을 거친 뒤, 2015년 3월 부터 ICT 생태계를 취재했다. 이듬해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결 과정을 취재하면서 '휴먼테크'에 꽂혔다. 즉 휴머니즘을 갖춘 첨단 기술이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완성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휴먼테크의 중심축이라 여기는 저널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