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은 좋지만 서비스 적용엔 아직 매력덜해”…은행들

신한-우리은행, 올초 리플 활용한 블록체인 해외송금 시범 테스트 완료
“플랫폼 구축 비용 비싸고 기존 서비스에 비해 탁월한 매력 덜해”
“블록체인 해외송금 상품 당분간은 출시 안할 것…후속진행 사항 없어”

시중은행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위한 시범테스트 결과 아직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엔 매력이 덜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스템 구축 비용이 비싼데다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만큼 차별적 강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앞장서서 도입하는데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업계가 기술 우위 뿐 아니라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기존 서비스와 획기적으로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서비스적 강점을 제시하는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비스 성숙도 제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스템 구축비용 높고 기존 서비스 전환 매력 적어”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리플(Ripple)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17년말부터 개발해 온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모든 파일럿 테스트가 끝나고 기술개발은 완료했지만 당장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플의 해외송금 플랫폼 ‘엑스커렌트(xCurrent)’를 활용해 기존 스위프트(SWIFT) 망을 이용한 외환거래 과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스위프트망을 이용한 외한거래는 약 2~3일의 시간이 걸리고 비싼 중개 수수료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해 빠르고 싼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년여간 한-일 해외송금 과정에 리플의 해외송금 플랫폼을 적용하는 시범테스트에 참여했던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플의 기술을 활용하는 시스템 구축비용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런데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정도로 충분한 매력을 갖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는게 은행 관계자들의 평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기존 시스템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었기 때문에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후속 진행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범 서비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도입이 혁신적으로 금융거래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닌 이상 지금으로선 블록체인 서비스를 감행할 만한 동기나 유인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서비스 성숙도 높이는 숙제 풀어야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 대중적 기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성숙도를 높이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는 것보다 신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비용적 강점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를 신기술로 대체하는데는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는데, 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적 강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블록체인 개발 기업들의 과제”라고 조언했다.

김소라 기자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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