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W 2019 결산] 韓, ‘글로벌 블록체인 중심’ 재확인

팩트블록 주관…2년 연속 아시아 최대규모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닉 자보‧아담 백 등 기술로드맵과 공공‧대기업 정책‧서비스 전략 총망라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파괴적 혁신’ 본격화…“제도‧투자 뒷받침돼야”

아시아 최대 규모로 2년 연속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는 한국이 전 세계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기반 신산업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가치의 인터넷’을 지향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서비스 핵심인 스마트컨트랙트, 암호학, 작업증명(PoW) 알고리즘 등을 개발한 닉 자보·아담 백·비탈릭 부테린 등 ‘거장’들이 한국을 찾아 각자의 기술·서비스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물론, 다양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분야와 굴지의 대기업들이 KBW 2019의 메인행사 ‘디파인(D.FINE)’을 통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정책·사업 비전을 밝힌 점도 한국시장에 글로벌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살아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KBW 2019는 금융·의료·제조 분야를 비롯해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기존 산업과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접목이 ‘디지털 변혁’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 개선과 투자 확대는 물론 ‘탈중앙화’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제돼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축제인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19)’ 메인 컨퍼런스 ‘디파인(D.FINE)’이 1일 서울 테헤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로 손꼽히는 (사진 왼쪽부터) 닉 자보 프란시스코 마로킨 대학 명예교수와 아담 백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차움 엘릭서 설립자가 존 리긴스 BTC미디어 아시아퍼시픽 총괄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비트코인, 실물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통합하다”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문 액셀러레이터 팩트블록 주관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약 일주일 간 서울에서 열린 KBW 2019는 블록체인의 거장들과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기관들이 대거 참여 속에 지난 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특히 KBW 2019의 메인컨퍼런스로 주목받은 ‘디파인’은 이틀간 연인원 3000여명이 찾아 전문가들과 업계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산업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The Real and The Virtual’을 주제로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의 디지털 경제가 통합되는 과정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암호화폐가 집중 조명된 디파인에는 ‘레전드급 무대’로 불린 닉 자보 프란시스코 마로킨대학 명예교수, 아담 백 블록스트림 최고경영자(CEO‧해시캐시 발명가), 데이비드 차움 엘릭서 설립자(암호학 선구자) 등의 강연 및 패널토론에서는 비트코인(BTC)이 탈중앙화된 가치저장 및 교환수단을 넘어 디지털 경제를 지탱하는 금융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골드만삭스 등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인 암호화폐 투자자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금융 민주화’를 배경으로 탄생한 비트코인(BTC)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 프로젝트’ 등이 암호화폐 기반 결제‧송금 모멘텀을 일으키면 전통 금융권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완 삼성전자 모바일 서비스기획그룹 상무가 9월 30일 서울 테헤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19)’ 메인 컨퍼런스 ‘디파인(D.FINE)’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삼성-SKT 등 대기업 신성장 동력은 블록체인

디파인에서는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설립한 에이치닥 테크놀로지(에이치닥)를 비롯해 삼성전자, LG CNS, SK텔레콤, KT 등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전략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 등을 통해 지원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서비스를 모바일 금융 및 헬스케어와 신원인증 등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밝혔으며, LG CNS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 기반으로 공동 개발 중인 LG 그룹사 신산업을 소개했다.

에이치닥은 스마트홈과 스마트팩토리 등 사물인터넷(IoT) 기반 주거공간과 공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 현대자동차 등 범현대가 기업과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또 SK텔레콤과 K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각각 ‘탈중앙화된 신원 식별 시스템(DID)’과 ‘지역화폐 플랫폼’ 등 디지털 경제의 핵심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를 이끄는 장병규 위원장은 9월 30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19)’ 메인 컨퍼런스 ‘디파인(D.FINE)’을 통해 다음달 10월 공식 발표할 ‘블록체인’ 정책 권고안 내용을 공개했다. / 사진=서동일 기자

◼“법‧제도가 블록체인 기술 속도 못따라” 아쉬움

하지만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술‧서비스 발전 속도와 달리 관련 법‧제도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와 관련 KBW 2019 강연을 위해 방한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디지털혁신 및 블록체인 부문 패테리스 질가비스 책임자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블록체인 정책센터 캐롤라인 말콤 부문장은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발전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국가 간 정책 공조’를 피력했다.

특히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과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촉발시킨 디지털 화폐(CBDC) 발행 이슈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 대표로 나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 장병규 위원장은 강연을 통해 이달 중 행정부와 입법부(국회) 등 정부 대상으로 ‘암호자산 제도화’ 방안을 공식 권고할 예정이라고 처음 발표했다. 장 위원장은 “정부 입장에선 제도가 기술 발전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최근 몇 년 간 ‘암호화폐 투기광풍’을 잠재우는 데 주력해왔다”며 “하지만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 등 3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AML) 강화를 골자로 한 암호화폐 규제안을 확정‧발표하면서 후속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희 기자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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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에서 금융부와 정치부 등을 거친 뒤, 2015년 3월 부터 ICT 생태계를 취재했다. 이듬해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결 과정을 취재하면서 '휴먼테크'에 꽂혔다. 즉 휴머니즘을 갖춘 첨단 기술이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완성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휴먼테크의 중심축이라 여기는 저널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