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들, 증권형토큰 발행 시대 준비해야”…SK증권

SK증권,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 디지털 자산 서비스 분석
전통금융 노하우와 블록체인 결합해 ‘테크핀’ 시대 적극 대응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술의 강점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대중화 시대에 맞춰 상품 개발과 운용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JP모건,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같은 글로벌 금융사들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기반 디지털 금융 선점 경쟁에 발맞춰, 디지털 자산 수탁 및 토큰화 등 증권형토큰 발행(STO)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SK증권은 9일 ‘골드만삭스,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요 금융기관들은 대형 기술기업이 주도하는 테크핀(기술+금융) 흐름에 맞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 및 증권사들도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가 각각 추진 중인 수탁서비스(커스터디)와 증권형토큰(STO) 사례를 벤치마킹해 테크핀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권이 JP모건처럼 자체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을 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은행은 디지털 자산을 관리 운용할 방안을 찾고 증권사는 자산을 토큰화 하는 증권형토큰 발행‧유통(STO)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테크핀 경쟁력 갖추기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 기업들과의 기술‧서비스 협업이다. 골드만삭스가 디지털 자산 장외거래(OTC) 등을 하는 써클과 디지털 자산 지갑 업체 빗고에 투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연구한 피델리티는 지난 2018년 10월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설립했다. 이후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서비스는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에게 신탁회사 인가를 받았으며, 기관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SK증권에서 주식전략·시황을 담당하는 한대훈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은 저금리 시대 장기화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피델리티가 수익 악화를 예상하고 새로운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사업을 다각화 했던 것처럼 국내 금융기관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와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 계획을 밝힌 ‘디지털 위안화(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등에 비춰봤을 때,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전통금융 시스템 노하우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자산을 자본시장으로 편입하면 거대 테크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맞서 경쟁할 수 있다”며 “기존 법규 정비 등 제도화가 필요하지만 선제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준비와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희 기자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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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에서 금융부와 정치부 등을 거친 뒤, 2015년 3월 부터 ICT 생태계를 취재했다. 이듬해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결 과정을 취재하면서 '휴먼테크'에 꽂혔다. 즉 휴머니즘을 갖춘 첨단 기술이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완성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휴먼테크의 중심축이라 여기는 저널리스트다.